장 건강 관리: 장누수 증후군
어렸을 때부터 배에 가스가 차는 증상 때문에 불편함을 겪었는데, 아마 빵과 면 등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는 습관 때문일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음식에 피부가 민감하게 반응해서 특정한 음식을 먹으면 몇시간 후에 두드러기와 가려움증이 생기곤 했다. 유소년기에는 아토피가 심했고, 성인이 된 후에는 만성적인 증상은 없었지만 가끔 스트레스로 인해 밀가루 음식을 과도하게 먹었을때 넓은 면적에 발진이 심하게 생긴다거나, 수포와 가려움증 때문에 고생한 적이 많았다. 1년에 1번씩은 피부질환이 심해지는 것 같은데, 긁기라도 해서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 몇달은 가기 때문에 심미적으로도 이만저만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특히 음식이 소화될 즈음에 가렵기 때문에 잠들려할때나 새벽에 가려움증 때문에 고통받았었다.
지연성 알러지 검사
그러던 중 2020년쯤에 글루텐 불내증이 있던 PT쌤에게 장누수 증후군과 지연성 알러지 검사(lgG 검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장누수증후군은 아마 대략적인 개념은 알고 있었던 것 같고 지연성 알러지 검사는 처음 들어서 언젠가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연성 알러지는 음식 섭취 직후가 아닌 최소 2시간에서 72시간 이후 나타나는 알러지 반응이다. 그 다음해에 피부질환이 또 심하게 도져서 지연성 알러지 검사를 받으러 한의원에 갔었다.
진단시 장누수 증후군에 대해 설명하면서 한국 사람들 중 1/3이 유당불내증이 있고 그런 사람들에게는 밀가루도 잘 받지 않으며, 나에게는 체질상 보리가 잘 맞는데 곡물에도 알러지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장누수 증후군 치료에 특화되어 있는 한의원이었지만 피검사인 알러지 검사 외에 진단 방법이나 치료 기전 등에 신뢰가 가지는 않아서 지연성 알러지 검사만 받았고 1주일 후 쯤 검사 결과를 받아보았다. 음식물 222종에 대한 검사를 받았고, 대부분의 유제품 및 견과류에 알러지가 있었으며 쌀과 보리에도 알러지가 있었다..; 의외로 과일과 야채에도 알러지를 유발하는 식품들이 꽤 있었다.
장누수 증후군이란
소장세포들에 구멍이 나거나 세포들 간에 틈이 벌어져 소화가 안된 음식물 찌꺼기와 독소, 유해 세균, 바이러스가 몸 안으로 들어와 각종 장기 손상 및 염증을 유발하여 전신에 질병을 일으키는 것이 장누수이다.
아픈 사람의 99%는 장누수다라는 예전에 산 책을 다시 들춰보았는데 정리가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몇가지 인상적인 부분을 메모해둔다.
장에는 통각 수용체가 없어 장이 느끼는 불편함을 인지할 수 없다. 그래서 장누수를 빨리 알아채지 못한다. 호르몬 불균형, 두통, 편두통, 알레르기질환, 피부질환, 자가면역질환 등이 장누수를 통해 다른 장기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장누수 증상들
- 소화기: 악취 나는 변, 가스, 구취 등
- 피부: 여드름, 발진, 습진, 두드러기 등
- 신경계: 우울증, 불면증, 불안, 두통 등
- 기타: 자가면역질환, 비만 등
이외에도 당뇨, 다사증후군, 난임, 생리불순 등의 어지간한 질환들이 장누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장누수와 음식
장누수의 원인
책에서는 장누수의 주요 원인으로 염증과 음식을 꼽고 있는데 염증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식품이므로 결국 먹는 음식이 제일 중요하다.
장누수를 유발하는 음식
저식이섬유 음식, 설탕과 액상과당, 글루텐, 가지과 음식, 유제품, 가공식품, GMO, 고지방(트랜스지방, 불포화 지방산 불균형), 차가운 음식
글루텐은 장에 염증을 일으키고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한다. 글루텐의 글리아딘이라는 성분이 조눌린이라는 효소를 발생시키는데, 조눌린은 장누수를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한다. 또한 곡류에 들어있는 렉틴이라는 성분 또한 장누수를 유발시키고, 식욕 조절 호르몬에 영향을 미쳐 식욕을 계속 유지시킨다고 한다. 그래서 가능한 곡물 섭취를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현대인은 액상과당과 설탕을 과잉섭취하고 있는데, 과당이 소장에서 혈액으로 흡수되지 못하고 과당으로 가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 대장에 거주하는 박테리아에 의해 과당이 분해되면 가스가 차고 소장내 세균과다증식이 발생하여 장누수 발생이 쉬워진다.
염증을 억제해주는 식품
목초 먹인 고기, 뿌리채소, 야채와 과일, 자연산 연어, 유기농 계란, 유기농 올리브 오일, 톡차, 강황, 견과류 등
대부분이 자연 식품일텐데, 의외로 과일 중 토마토가 건강에 좋지 않다. 토마토는 위에 언급된 가지과 식품이어서 독성이 있다고 한다.
장과 뇌 건강
최근에는 인크로비라는 곳에서 진행한 장내 유산균 검사 이벤트를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보고 설 연휴 직후에 검사를 신청해서 지난주에 결과를 받아보았다. 장내 환경이 좋지 않을까봐 걱정했는데 의외로 결과는 좋게 나왔고, 몇군데 개선 영역이 있긴 했다. 상세 결과 중 역시 의외로 피부 트러블 위험도가 낮은데 반해 치매, 우울장애 위험이 높은 편이었다. 염증성 질환이나 위궤양 위험도도 높은 편이었다.
일하면서 인지력, 집중력을 포함한 뇌 건강 및 감정관리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서 위 결과가 다소 충격적이었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어도 불안이나 우울감을 가끔 느끼는 편이어서 GABA 같은 영양제도 챙겨먹기 시작했는데, 장이 손상된 상태이면 가바나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 생산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한다.(그런데 GABA는 많이 먹으면 치매 위험이 있다고 한다…)
장은 제 2의 뇌
장 건강이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 이전부터 주목하고 있었다. 장 건강과 뇌 건강의 관련성에 대해 책에 나온 내용을 메모해둔다.
장누수 유발 식품을 섭취하면 염증유발물질이 뇌의 방어막인 혈뇌장벽을 손상시켜 뇌 혈관벽의 누수를 유도한다. 뇌 안으로 염증유발물지이 뇌 안으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면 불면증, 우울증, 치매, 자폐증, 발달장애, 기억력 감퇴, 집중력 저하 등 다양한 뇌 질환이 발생한다. 장은 뇌 다음으로 신경세포가 많이 분포하고 있는 장기이고 세로토닌, 멜라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생산 및 뇌에 전달한다. 장내 유해균이 많아지면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의 생산이 저하되어 우울증 및 불면증이 생길 수 있고, 역으로 장운동을 저하시켜 변비도 유발한다. 장이 뇌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장누수가 발생하면 염증유발물질이 혈류를 통해 뇌로 전달된다. 이러한 염증유발물질들이 면역세포를 자극하고 뇌에 염증을 일으켜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식습관 관리
결국 피부 질환 및 각종 전신 질환, 정신 건강까지 장 건강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인데 그만큼 식습관 관리가 중요한 것 같다. 이전부터 각성하고 유지하고 있는 식습관은 라면 먹지 않기, 곡물 기름 먹지 않기, 야채 많이 먹기, 고기를 먹을때는 주로 목초 먹인 고기 섭취하기, 유제품 덜 먹기 등이 있다. 설탕과 밀가루는 항상 백해무익한 식품으로 꼽히지만 끊기가 쉽지 않은데, 우선은 필라이즈를 통해 섭취 식품을 트래킹하면서 내가 당과 밀가루를 얼마나 많이 섭취하는지부터 확인하고 있다. 필라이즈의 체지방 감소 식단에서 제안하는 일일 최대 섭취 당류량은 75g인데, 당을 많이 섭취하는 날은 섭취량이 100g을 너끈히 넘긴다. 설탕 100g은 종이컵의 2/3 정도가 된다… 중독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차츰 당 섭취를 줄여서 50g 이하(WHO 하루 당류 섭취 권고량)로 줄이는 것이 목표이다.
업무 스트레스가 큰 상황에서 간식을 습관적으로 먹고 집에서의 식습관도 좀 무너져서 작년에 살이 찌고 피부 질환도 다시 도졌는데, 다이어트보다는 건강한 식습관을 되돌리는데 집중해 보려고 한다. 이에 따라 자연히 집중력이나 감정 관리도 잘 되어서 생산성도 오르고, 스트레스도 줄고, 살도 빠지는 등 긍정적인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