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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트 매니지먼트

프로덕트 원칙

by polissage 2023.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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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트 원칙이 필요한 이유

전에 개발이 거의 완료된 피쳐에 대해 HiPPO가 롤백 결정을 내린 적이 있었는데, 반복적인 데이터 입력 플로우에서 스텝이 추가되는 방향으로 ux가 개편되었기 때문이었다. 개선안은 입력 정보를 주요 정보와 보조 정보로 나누어, 주요 정보의 경우 인풋란이 단계별로 하나씩 나타나면서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다보니 보조 정보의 인풋도 주요 정보의 입력을 마쳐야만 노출되었다.

우리 제품은 유저가 정보를 지속적으로 입력한다는 전제하에 사용 이유가 존재하기 때문에 입력 플로우를 유려하게 가져가는 것은 중요했는데, 개편안이 유저 경험을 심각하게 저해한다는 것이 HiPPO의 입장이었고, 프로덕트팀은 물론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았으니 그 안을 개발하기로 한 것이긴 했다.

이 개선안의 출시를 취소하고 원안을 유지하며 추가적인 인풋을 가능하게 하는 방안으로 결국 결론이 났었는데, 이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잡음이 있었다. 프로덕트 원칙에 대한 이야기도 이때 나왔었는데, 모두가 공감하는 프로덕트 원칙이 있었다면 이런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었다. 그래서 당시 프로덕트 원칙을 서면으로 남기자는 주장도 있었으나 결국 실행되지 못했는데, 그 이후 프로덕트 원칙에 대한 아티클을 스쳐지나가면서 보면서 프로덕트 원칙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조금 고민을 해보았다.

프로덕트 원칙

프로덕트 원칙은 결국 제품팀 모두가 제품 의사결정을 할때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으로, 위와 같이 상반되는 주장이 있을때 조금더 수월하게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만약에 우리 서비스의 가치는 유저가 입력한 데이터가 있을때에만 경험할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정보를 입력하는 과정은 최대한 짧고 간결해야 한다는 전제 하에 프로덕트 원칙을 만든다면 최소한의 핵심 정보를, 최대한으로 간소화된 플로우로 같은 것이 있을 수 있었겠다.

이는 현재의 핵심 정보가 강조된 UI와 핵심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우리 제품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현재의 구성을 뒷받침해준다. 결과적으로 working backward 해보자면, 이러한 현재의 UI를 뒷받침하는 우리 제품의 원칙은 무엇으로부터 왔을까? 아마 우리 서비스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가치 및 프로덕트 비전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쿠팡의 핵심가치에는 '와우(Wow)'라는 항목이 있는데 고객의 기대를 초월하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로 보인다. 쿠팡을 몇년간 꾸준히 자주 이용하고 있는데 상품 탐색과 결제, 배송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인정할 정도의 편리성을 제공하고, 이를 꾸준히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러한 진화 과정을 뒷받침한 제품 개발 과정에 공통적으로 녹아 있는 원칙이 있을 것이다.

또한 쿠팡의 프로덕트 매니저 채용 공고를 보면 제품 원칙을 최적의 상품 제안, 기대보다 더 좋은 상품, 가장 심리스한 쇼핑 경험 등으로 추측해볼 수 있을 것 같다.

Product Manager로서 상품 검색, 구매부터 결제 이전까지 아우르는 고객의 모든 쇼핑 여정을 책임집니다. 여러분은 Deep dive를 통해 고객이 쇼핑 여정에서 경험하는 마찰 요인을 파악하여, 수백만 명의 쿠팡 고객이 찾고자 하는 정확한 상품을 찾는 방법을 재해석합니다. 또한, 디자인, 엔지니어링, 데이터 사이언스/분석, 비즈니즈 팀들과의 협업을 통해 고객 맞춤 검색 및 추천 경험을 구현합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모바일(현재 쿠팡 트래픽의 80% 이상이 모바일에서 발생)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데 집중합니다.

결국 제품을 통해 제공하려는 가치와 목표,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명확히 정의하고 있다면 제품팀의 모든 구성원이 합의하는 제품 원칙을 정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이런 부분이 명문화되고 모두가 쉽게 참조할 수 있도록 가시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제품 의사결정 과정에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 각자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 UX나 플로우, 디자인이 제품 원칙을 고려하지 않은채로 제안되고, 이에 대한 논의도 서로의 주관을 가지고 이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제품 원칙이 있어도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주관성의 문제는 있을테지만, 반복되는 의사 결정 과정에서 제품 원칙을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내린 경험이 축적되어 있다면 이를 걷어내기가 한층 더 수월해질 것이다.

제품 원칙 만들기

슬랙의 제품 원칙에 대한 글을 보면 제품 원칙을 만들기 위해 던져야 하는 질문 리스트가 나와 있다.

  • 제품 원칙을 통해 조직의 미션과 가치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가?
  • 간결한가?
  • 적절한 수인가?
  • 실행 가능하고 폭넓게 적용가능한가?
  • 각 팀이 이를 업무에 의미있는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는가?
  • 궤도를 이탈하게 하는 이슈에 대해 보호 장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

https://www.productplan.com/learn/product-principles/

이를 기반으로 우리 제품 원칙을 세워보려면 결국 제품의 추상적이고 내재적인 가치를 가장 열정적으로 대변하고 있는 사람이 주도적으로 해야 할 것 같다. 어지간한 스타트업들이 내세우는 가치와 같이 빠른 실행을 강조하는 내용과 간결한 사용자 경험, 정확성 및 정보의 가시성 등에 대한 내용이 들어갈 듯하다. 실제로 결과를 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생각지 못했던 내용들이 나온다면 암묵지들을 공론화하고 모두가 어느 정도로 동의하는지에 대해 얼라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할지 깨닫게 될 거 같다.

내가 담당하고 있는 제품의 제품 원칙을 다시 한번 깊게 고민하고 명문화하는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직접 제품을 만든다면 어떤 도메인의 제품인지, 사용자가 누구인지, 전달하려고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원칙을 만들어 보고 싶다. 작고 빠른 실행 이렇게 뻔한 것들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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